[아듀 정대세] K리그로 평화를 그렸던 '북한 대표' 정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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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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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정대세(31,수원)의 별명은 '인민루니'다. 애칭에서 느껴지듯이 정대세는 가깝고도 먼 선수로 기억된다.  

정대세는 재일동포 3세로 한국 국적의 아버지와 조선 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아버지의 호적에 따라 한국 국적을 부여받았으나 조선적 신분으로 살았다. 2007년부터는 북한 대표팀 선수로 뛰면서 누구보다 복잡한 삶을 택했다.  

정대세의 국적 문제는 K리그서 뛰길 결정한 2013년부터 늘 그를 따라다녔다. 이전 J리그서 뛰고 남아공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리던 정대세는 분명 흥미를 끌기 충분했지만 막상 수원으로 이적해 한국 무대를 밟기 시작하면서 북한 대표팀 출신의 시선은 좀처럼 피할 수 없었다. 

입단 첫해 국적을 이유로 K리그 올스타전 출전 여부로 말이 많았고 심지어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에 휘말릴 정도로 정대세의 정체성은 늘 축구 이상의 관심을 받아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정대세가 2년 반의 한국 생활을 곧 정리한다. 정대세는 오는 12일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를 끝으로 일본 J리그로 돌아간다. 이적이 발표된 8일 정대세가 한국행을 택했던 이유와 그간의 경험에 대해 솔직하게 전했다. 

정대세가 수원 유니폼을 입을 수 있던 계기는 서정원(45) 감독의 전화 한 통에 있다. 수원의 4대 감독으로 부임한 서 감독은 첫 시즌을 준비하며 독일에서 뛰던 정대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우리팀으로 올래?"의 한마디가 정대세를 수원으로 이끌었다.  

 

 



"어린 시절에 서정원 감독을 TV를 통해 봤기에 잘 알고 있었다. 첫 연결 때 꼭 연예인과 통화를 하는 기분이었다"고 웃은 정대세는 "수원만 생각하며 한국에 왔다. 북한 대표팀 출신으로 K리그에서 뛸 수 있어 기뻤다. 그런데 욕을 많이 먹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이적 당시 축구보다 평화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길 원했다"며 "지금도 인터넷 댓글을 보면 빨갱이 발언이 있다. 99명이 긍정적으로 말해도 1명의 부정적인 말이 상처가 된다. 그래서 인터넷을 하지 않는다"고 K리거 3년차가 된 지금도 다름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정대세는 분명 자신의 인생에 있어 2년 반의 한국 생활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스스로 축구에 눈을 떴다고 말할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결혼과 출산을 통해 한결 성숙해졌다. 

정대세는 "한국에서 뛰면서 결혼을 했고 아기가 생겼다. 나를 근본적으로 바꾼 계기다. 이기적인 정대세가 달라졌고 집안의 행복을 통해 순조롭게 바뀌었다"면서 "내 주변은 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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