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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는 정말 필요한 것인가?

  • 평점 8.2점 / 13명
  • 2015.07.2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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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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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는 정말 필요한 것인가?

 

저는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연쇄살인범이 자신의 공소시효가 지난 후 영화 제목 그대로인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책을 출판, 히트를 치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찢어지는 가슴을 담은 영화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공소시효라는 제도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저것은 국가를 위한 것도 아니고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것도 아닌, 오직 살인마들을 위한 제도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죽인 죄가, 그 책임이 그저 시간이 지남으로서 경감된다면 이 사회는 그야말로 무법지대가 될 텐데 말이죠.
특히 이 살인죄 공소시효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영국의 사례를 보면 지금도 100년 전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는 25년의 시간만 지난다면 그저 포기하고 그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수사의 목적은 '진실의 발견'에 있는데 우리나라의 수사는 그저 '유가족의 감정 타이르기'에만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국가는 국가의 예방 노력 부족으로 발생한 살인사건에 대한 책임을 외면했습니다. 지금까지 공소시효의 그림자 뒤에 숨어있던 것이 진정 살인마들뿐일까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범인을 검거해도 처벌하지 못하는 '태완이 황산태러사건'. 6살에 죽음을 맞이한 태완이가 입관할 때 태완이의 아버지가 태완이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태완아, 아빠가 태완이 아프게 한 사람 잡아줄게. 잡아서 태완이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게 하고 꼭 혼내줄게.'
지금 우리는 제2의 태완이를 만들지, 제2의 태완이를 지켜줄지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우리 사회가 살 만은 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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