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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이 다 나았을 때 : 내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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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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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이 다 나았을 때 : 내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

 

즐거운 중학교 3학년을 보내고 있을 때, 나에게 큰 불행이 찾아왔다. 잘못된 배변 습관으로 인해 치질의 한 종류 중 하나인 '치핵'이란 갓이 내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아픈 줄도 모르고, 신경쓰지 않고 항문에 힘을 힘껏 주며 변을 보았다. 그럴수록 그것의 크기는 날이 갈수록 커져갔으며, 심지어 혈변이 나오기도 해서 충격을 받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나는 어머니께 말씀드렸고, 바로 항문외과로 갔다. 병원에 갔더니, 내 16년 인생 듣도 보지도 못한 '치핵'이라는 것이 내게 생겼다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셔서 너무나도 무서웠고, 떨렸다. 물론 변을 볼 때 너무 아프고 피까지 나서 수술을 해야할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니 가슴이 콩닥콩닥거렸다. 수술을 하기전, 입원을 하고 관장을 해야한다고 했다. 엄청 큰 주사기로 나의 항문에 넣어 관장약을 넣었는데 정말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어서 쓴 웃음밖에 안나왔다. 수술에 들어가 마취를 하고 수술을 진행하는데, 옆에 간호사들도 많고 해서 부끄러웠다. 더 부끄러웠던 것은 수술 중, 남아있던 똥이 나온 것이다. 내가 보지도 못했고 마취도 했지만, 나의 감각이 말해주었다. 성공리에 수술을 마친 후, 2일동안 입원했다. 수술 직후가 정말 끔찍했다. 변을 볼 때, 진짜 세상에서 가장 쓰아리고 너무 아파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나는 버리는 것이 있어야 얻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서 참고 견뎠다. 나중에 쓰아림이 사라지고 변을 보니 정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그래도 도넛방석은 3학년 2학기내내 애용했지만, 매일매일 쾌변하는 기분이 들어 정말 행복했다. 변을 볼때마다 고통의 연속이었던 나는 '변을 보는 것이 이렇게도 즐거울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어보기는 처음이었다. 이렇게도 행복할 수가 있는데 나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않고 신경쓰지 않은 내가 후회되었다. 치질이라는 것이 다신 나에게 오지 않도록 신경쓰고 항상 관리를 잘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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