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가장 행복한, 나의 행복

  • 평점 8.0점 / 21명
  • 2015.08.12 22:59
  • 조회 2,450
  • 신고
누구라도
금메달 0 은메달 0 동메달 0 입상 0

가장 행복한, 나의 행복

 

이 논제를 보고 '가장'이라는 단어에 두꺼운 유리벽 하나를 마주친 듯 한 느낌을 받았다. 행복했던 순간을 찾을 수는 있었지만, 과연 그 행복이 내 생에 가장 행복이였을까, 라는 질문이. 나에게는, '순간'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행복보다 무엇 때문에 행복하다고 하는 것이 '가장'이라는 단어에 더 부합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 '최고의 행복'을 물어본다면 '친구'라고 답하고 싶다. 현재 고등학생인 나에게는 남아있는 중학교 친구들이 별로 없다. 나는 중학교 시절을 조금 힘들게 보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편두통이라는 것을 처음 겪어보기도 하였다. 아이들과 부대끼기 싫어 늘 도서관에만 박혀있었다. 항상 지각하기 직전에 교실에 들어갔고, 선생님의 종례가 끝나자마자 뛰쳐나갔다. 그런 회피 생활 중에, 내가 온전히 편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도피처가 있었다. 그들 때문에 학교를 갔고, 그들로부터 치유를 얻었다. 나에게, 적어도 현재까지는,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결실이자 행복은 그들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 역시 멀어진다는 말과 같이,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가면 그들과 멀어질 줄 알았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급작스런 변화와 휘몰아치는 공부에 몸도, 마음도 바빠서 연락이 두절되었다. 사실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안 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결국 그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고 느낄 때 쯤, 그 친구들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6개월의 시간 속에서 변해있었다. 하지만 서로를 대하는 마음에는 아무런 변화도, 거리도 생기지 않은 듯 보였다. 순간 고등학교 진학 후 내 위에 쌓여진 돌들이, 나를 덮어버렸던 돌탑이 우르르 무너져내렸다. 다시, 그때의 위로 받던 나, 그들과 웃던 내가 벌거벗은 채로 서있었다.
아직 떨어져 있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고, 많이 변할 만큼의 시간도 흐르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내 행복의 순간은 그들의 시간이다. 내 생애 최고의 행복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상 느껴지는 햇볕같은 그 아이들이다.
첨삭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