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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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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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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의 싸움

 

여러분은 어렸을 때부터 어떤 음식이든 일단 먹고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까? 저에게는 새로운 음식을 보기만 해도 구역질을 하던 기억밖에 없어서 무척이나 부럽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다른 것이 아니라 '먹는 것' 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유치원에 다닐 때 즈음의 저는 매우 깐깐해서 식당에서 제가 원하는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떼를 부리던 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음식에 대한 제 깐깐함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얼마나 편식을 했냐 하면 초5가 되기 전까지는 삼겹살과 치킨도 먹지 않았습니다. 거의 매일 학교 점심을 안먹다시피 해서 어머니께서 제발 좀 먹고 다니라고 하신 것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의 부모님은 이런 저를 먹게 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이것을 먹어보기만 하면 게임을 시켜준다거나, 당시 제일 좋아하던 음식이던 김치찌개를 해준다거나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다행히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삼겹살과 치킨의 참맛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먹는 음식은 너무나도 한정적이었고, 부모님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먹는 음식의 종류수는 더이상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저의 외로운 싸움을 우연치 않게 끝내준 것이 바로 중1때 간 캐나다 어학연수였습니다. 2개월간 미국과 캐나다에 있으면서 한끼에 토스트 한조각씩만 먹을 때마다 우리나라 음식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급식이 진짜 맛있는 음식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일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몇년동안이나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편식이 심하거나 조금만 먹는 친구를 보면 어렸을 때의 제가 생각나 조금만 더 먹으라고 권유를 하곤 합니다. 여러분도 편식을 하고 있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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