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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構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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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0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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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構造)

 

1986년 미국의 쓰레기를 태우고 남은 재 1만 5천 톤을 실은 화물선이 바하마로 출발한다. 그러나 입항을 거부당한다. 그뒤로 11개국에서 입항을 거부당한다. 결국 2년만에 싱가포르로 입항을 하지만 화물칸은 텅 비어있었다. 그 이후로 밝혀진 사실은 그 배가 대서양과 태평양 환류지역에 재를 무단투기 했다는 것이다. 쓰레기는 섬을 만들었다. 미 해양대기관리처의 조사에 의하면,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넓이의 쓰레기 섬은 90%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태평양 부근의 환류지역 이외에 다른 환류지역에서 쓰레기가 발견되었고, 그 구역의 면적을 합하면 바다의 40%에 달한다.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인류는 왜 자신들의 하나뿐인 집, 지구에 쓰레기를 무단투기 한 것일까? 또 우리를 그렇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
햄버거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햄버거는 21세기 자본주의 사회 이론에 부합하는, 빠르고, 간편하고, 경제적인 모습의 대명사이다. 햄버거 패티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세계 곡물 소비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소를 키워야 한다. 소 한마리가 먹는 곡물의 양은 한 사람이 먹는 곡물의 양의 22배이다. 또한 소고기 100g, 햄버거 하나를 만들고자 한다면 열대우림 1.5평을 목초지로 바꿔야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자본주의는 돈이 인간을 지배하도록 하는 사회 풍조를 조성했고, 우리는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도 쉽지 않은 세태이다. 구조적 문제에 부딪힌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은 채 미래를 좇고 있었다. 자본주의 논리에 의거한 대량생산, 대량소비는 현재와 같은 환경오염을 가져왔고 인간은 지난날의 실수를 이제서야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만회하려 한다.
20대 청년 보얀 슬랫은 '쓰레기 해결사'라고 불린다. 그는 환류하는 해양의 특성을 이용하여 바다 스스로 쓰레기를 치우도록 하는 바리케이트를 만들었다. 직접 수거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친환경적이고 7900배 빠를뿐만아니라 비용은 1/33이다. 이를 10년동안 지속할 경우 바다 쓰레기의 절반을 수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2009년 3월 해양과학자등이 참여한 '카이세이 프로젝트' 또한 진행중이다. 이들은 그해 8월에 쓰레기 섬 17곳을 방문, 50회에 걸친 수거를 했다. 구조적 문제를 바꿀 수 없다면 발로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후대에게 더 나은 환경에서 살 권리를 물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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