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이미 무의미해졌다. 등장한 인터넷은 인지 가능한 범위를 초월하여 뻗어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세상이다. 이제 우리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존재할 수 있고, 현실 어디에서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게임 세계에 몸을 숨겼던, 어린 시절의 나처럼 말이다.
중학교에 입학한 나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처음 가지게 되었다. 친구들이 하는 것을 그동안 지켜보기만 했던 나는, 그날부터 게임을 정말 열심히 했다. 하교 후 바로 집으로 돌아와 게임에 접속하고, 잠이 들때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았던 것이 내 일과였다. 어느새 현실의 사람보다 게임 속 사람들과 더 친해졌다. 차라리 게임 속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아무런 예고 없이, 나는 한 세계를 도둑맞았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 게임을 하지 못해서 괴로워했던 며칠이 지나고, 나는 정신을 차렸다. 스마트폰의 폐혜를 그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지켜본 나는, 스마트폰을 사달라는 말로 부모님을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았다. 정신은 현실로 돌아왔다. 다시, 내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생겼다. 하나는 책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노는 법조차 잊어버린 나에게는, 친구들에게 가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다시 나는, 책이라는 환상 속 세계에 빠져들었다. 삼 년동안 친구가 없었다. 같은 반이었는데도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말을 걸어보지 않은 아이들이 수두룩했다. 외로움과 슬픔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안,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을 수 없었다. 학교 도서관은 문을 열지 않았다. 시립 도서관은 너무나 멀고, 이용할 시간도 없었다. 책은 그렇게 나에게서 멀어졌다.
가장 가까이에는 새로운 친구들이 있었다. 이번에는 게임이나 책 뒤에 숨지 않았다. 외로웠던 삼 년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정말 쉬웠다. 십 수년 짧은 인생이지만, 생에 최고의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 반 친구들 모두였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사람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처음의 친구는 게임이었다. 책이 친구였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은 외로웠다. 게임과 책은 커다란 장벽이 되어, 진정한 친구에게 다가가는 것을 막았었다. 진정한 친구는 행복과 슬픔을 함께하는 존재다. 지금의 나는, '친구'라는 단어에 담긴 행복과, 눈물과, 사랑을 믿는다.
HanD
유저 투표점수 : 5.1 + 전문가 평점 : 24.0 + 멘토단 평점 : 27.0 = 총점 : 56.1
우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 중 동료가 아닌, '동반자'가 되는 사람은 몇이나 될 지. 혹자는 말한다. 진정한 친구 3명만 있어도 그는 성공한 것이라고. 나에게 진실된 친구는 어떤 이해관계도 개입할 수 없는, 서로의 눈빛만으로 모든 것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나에게 어두운 동굴 속 촛불 같은 존재였다. 광활한 바다 한가운데서 홀로 두려워하며 힘겨운 노젓기를 하는 중에 배에 올라타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노를 잡아준 사람이였다. 생김새도, 관심사도, 장래 분야도 다르지만 우리는 친구라는 명목 하에 외로운 배 위에서 등을 기대었다.
어떠한 빛도 보이지 않을 때, 어떠한 친구도 만들 수 없었고, 누구에게도 진심을 내비치지 못할때 그는 거울이 되며 다가왔다. 그 앞에서 처음으로 내 진솔한 감정을 보고,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 앞에서 나는 헐벗고, 온전히 내 모습을 보았다. 타인 앞에서 쓰던 두터운 가면을 모두 내려놓았다.
우리는 서로, 뒤를 돌아 있어도 얼굴을 볼 수 있었고, 무엇을 할지, 무엇을 느낄지 알 수 있었다. 음식을 주문하는 사소한 상황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장난스러운 우스갯소리를 할 때 역시 서로를 배려했다. 아니, 서로의 인격을 교환했다. 각자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판단하고, 생각했다. 그것은 서로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있었기 때문이고,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서로를 가장 사랑하는 그와 나는, 변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달라져도 서로의 앞에 서면 그 순간의 우리로 돌아갈 것이다. 나는 말하겠다. 성공한 인생은 진정한 친구 1명만 있어도 이루어진다. 나의 인생은 그로 인해 성공으로 거듭났다. 죽음의 순간 앞에 떠오를 그 얼굴을, 항상 바라보며 이 성공을 함께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의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이번 주제를 보고 나는 내 주변을 돌아보며 친구들을 하나씩 떠올려보았다. 어렸을 때 초등학교 친구들,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 줄 줄도 아는 중학교 친구들, 그리고 치열한 입시 전쟁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며 손을 내밀어주는 고등학교 친구들. 그 많은 친구 중에 나의 진정한 친구는 과연 얼마나 되며, 그 친구 중에 내 인생에 큰 영향력을 끼친 친구는 과연 누구인가?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다는 것이다’, ‘많은 친구를 둔 사람은 해를 당하기도 하지만 때론 형제보다도 더 가까운 친구도 있다’라고 성인들은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에서 전학 온 나는 친구를 사귀는 데에 여려움을 느껴 혼자 지내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독서 골든벨 대회에 학교 대표로 세 명이 뽑혀 나갔는데, 그때 같이 간 친구 중에 한 친구를 알게 되었고, 그 친구는 중학교, 고등학교도 같이 가게 되었다.
그 친구와 가까워지면서 집의 방향도 같았던 터라 아침에 같이 등교하고, 저녁에 같이 집에 오면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많은 이야기를 했고, 비록 관심 분야는 다르지만, 서로를 인정해 주며, 때론 그 친구가 우수한 성적을 거둘 때 칭찬해 주고, 같이 대회에 출전하고 같이 공부하며 점점 더 친해지게 되었다. 또한, 두 가족이 여행도 함께하고, 맛있는 음식도 같이 하여 두 집안은 매우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어떨 땐 부모님들이 나와 내 친구를 서로 비교 하여서 조금 속상한 때도 있었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함께 여행하며 영화도 보고, 책도 보며 즐겁고 기쁘게 지냈다.
무엇보다 내가 그 친구로 인해서 가장 고맙게 여기는 것은 그 친구가 도서관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나도 어느새 그 친구를 따라 도서관에 가서 책도 보고, 과제도 하는 것이다. 나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 그 친구는 이제 나에겐 둘도 없는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위해서는 친구가 많은 것보다 마음으로 서로 신뢰할 수 있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며, 거짓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를 감싸주는 친구가 진정한 참 친구이다.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친구는 바로 지금 내 옆에서 나와 함께 하며, 나에게 영향력을 끼친 그 소중한 친구이며 고마운 친구이다.